원주가 좋은 이유 중의 하나라면 전통시장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5일장이 열리면 시끌벅적한 시장통을 따라 기름 짜는 고소한 냄새가 솔솔 풍기고, 고추 빻는 방앗간의 매운 소리, 좌판에 벌려진 다양한 먹거리와 제철 야채, 꿈틀꿈틀 움직이는 문어와 입 벌리고 있는 가리비, 길게 늘어선 노점들 사이를 걸으면 시간을 잊곤 한다. 매달 2일과 7일에 열리는 5일장에 시간을 맞추기 어렵더라도 상설시장인 중앙시장에 발길을 옮기면 살아있는 전통시장의 멋과 맛을 느끼기 충분하다.
자유시장 지하로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먹자골목의 세계로 들어간다. 떡볶이, 순대, 소머리국밥, 세상에서 맛있는 건 전부 한 곳에 모여 있는 공간. 남녀노소 오손도손 마주 앉아 맛깔난 음식과 마주하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혹에 빠져보는 곳이 바로 그곳이다. 번화한 도시의 쇼핑몰과 다른 소박함이 묻어나는 그곳에서 발견한 맛집 - 신혼부부는 돈가스 맛집을 검색해서 찾아간 곳이다. 복도에서부터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맛집이 맞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차례가 되어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봤다.
메뉴도 다양한데 가격도 착하다. 이것저것 골고루 시켜서 먹어보고 싶은 마음은 급한지만, 내 위의 양은 정해져 있으니 돈가스, 잡채밥, 떡볶이만 주문해 봤다. 주방 아주머니들이 얼마나 재빠르게 음식을 볶고, 만드시는지 목 빼고 기다릴 틈도 없이 줄줄이 서빙되어 맛보는 즐거움도 배가 된다.
칼칼한 떡볶이는 즉석 떡볶이처럼 냄비에 통째로 나오는데 양배추와 쫄면이 들어있어 눈으로 한번 호강하며, 뒤를 이어 나온 돈가스와 잡채밥은 양도 푸짐하니 먹으면서도 연신 어유~ 배부른데... 하면서도 계속 먹게 되는 맛이다.
단짠단짠의 조화라고 해야 할까? 예전 경양식집에서 먹던 그 돈가스 그대로의 맛에 중국집에서 먹던 잡채밥과도 다르지 않다. 쫄깃쫄깃한 당면발에 굴소스와 단맛이 어우러진 감칠맛! 먹으면서 계속 시선이 가던 메뉴판의 가격은 만족감을 넘어 의아함마저 솟구치게 한다. 이 가격에 이런 음식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배불리 먹고 나오면서 보였던 맛있게 먹는 가족의 모습이 눈에 남는다. 엄마, 아빠, 아들, 딸이 오붓이 마주 앉아 분식으로 한바탕 점심 식사를 하는 모습이 그리 즐거워 보일 수가 없다.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정겨운 모습이지만, 부담 없는 가격으로 외식다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색 바랜 앨범을 한 장 한 장 넘기듯 어릴 적 향수에 퐁당 빠질 수 있는 곳 - 원주에 오면 자유시장 "신혼부부"라고 소박한 맛집이 있으니 꼭 들려보시길....
신혼부부 주소 : 강원 원주시 중앙시장길 11 자유시장 지하 2-1호
'식 > 원주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주 맛집》 돈까스 맛집 - - "홍익돈까스" (0) | 2023.06.12 |
---|---|
《원주 맛집》 숯불갈비 맛집 - - "대운정" (1) | 2023.04.23 |
《원주 맛집》 깔끔하고 정갈한 순대국 맛집 - - "시청 순대" (0) | 2022.12.20 |
《원주 맛집》 가마솥 설렁탕에 항아리 김치 맛집- - "봉화산 설렁탕" (0) | 2022.12.01 |
《원주 맛집》 숯불구이 돼지갈비 맛집 - - "수갈비" (0) | 2022.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