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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동남아 자유여행 후기 > 4. 베트남을 봤다면 태국도 봐야지!!

호찌민과 방콕은 꼭 비교해서 보고 싶은 나라였다. 호찌민에서의 첫날 아침, 호텔 주변 산책길에서 아담한 길거리 카페를 만났다. 반미에 커피를 마시면서 멍 때리며 바라본 오토바이 행렬이 장관이다. 소음과 매연으로 가득한 호찌민의 길거리가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여행을 다녀온 지금도 생생하다. 방콕의 첫인상은 어떨까? 호찌민에서 방콕으로 가는 비행기를 알아보다가 요즘 핫하다는 치앙마이를 끼워줬다. 힐링 한번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에....ㅎㅎ 그래서 무려 5박을 치앙마이에서 머물렀다.

 

 

호찌민에서 치앙마이

 

 

베트남 호찌민에서 치앙마이까지는 국제선이라 비엣젯항공으로 이동했다. 호찌민 공항에 일찌감치 도착해서 여유 있게 비엣젯항공 카운터로 이동했는데, 웬걸? 같은 시간대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많았는지 기다리는 줄이 장난이 아니다. 위탁 수하물외에 기내수하물에도 짐택을 붙이고, 간단한 수속을 마쳤다. 짐 검사는 신발까지 벗어서 정리함에 넣어 엑스레이 검사를 진행한다. 


2023년 10월 어느 날, 치앙마이로 가기 위해 탑승구에 모여있는 사람들. 세계 각지에서 온 다양한 연령의 여행객들의 모습. 그중에 눈에 띈 나이 지긋한 노부부는 이미 여러 곳을 거쳐서 온 듯 자유로운 복장에 슬리퍼 차림이다. 미래의 내 모습도 여행을 즐기며 편안해 보이는 노부부와 닮았으면 좋겠다.


오전 11시에 출발해서 운 좋게 지연 없이 2시간 정도 걸렸는데, 인천에서 호찌민으로 가는 제주항공 비행기를 생각하면 진짜 껌이다. 앞으로 저가 항공은 단거리 2시간 이내에서만 타기로...


치앙마이 공항에서 바로 산티탐으로 이동한 탓일까? 치앙마이는 태국에서 두 번째 도시라고 들었는데... 너무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처럼 느껴졌다. 호찌민에서 5박을 한 후라 살짝 한식이 그리워져 한식당 먼저 검색해서 찾았다. 제법 그럴싸한 한식당이라면 산티탐에서는 소원, 님만해민에서는 미소네. 순서 역시 소원 다음으로 미소네를 찾는 게 나을 듯싶다. 진정한 한식맛을 찾는다면 역시 미소네가 한 수 위니까.


베트남과 태국의 쌀국수가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찐 로컬맛 좀 비교하자면 치앙마이의 블루누들이 제일 내 입맛엔 맞았다. 태국에 와서 팟타이 한 번 안 먹어 본 사람은 없겠지? 치앙마이 마야몰 푸드코트의 팟타이는 엄지 손가락이 저절로 올라가는 맛이라 별표 다섯 개 주고 싶다. 이렇게 싸고 맛있는 음식이 있으니 모두가 태국~ 치앙마이~ 노래를 부르나 보다. 

 

치앙마이에서 방콕



방콕에서는 주로 지하철을 이동했다. 치앙마이에서 열차를 타고 도착하면 방콕의 지하철역인 방수역과 연결된다. 그때부터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처음엔 메트로 또는 서브웨이로 표시가 없어서 왔다 갔다 헤맸다. 우리와 다르게 방콕은 트레인( To train )으로 표시되어 있으니 잘 따라서 타면 문제는 없을듯하다. 환승 시에는 환승역이 붙어있는 곳도 있지만 일단 나왔다가 다시 표를 사고 환승역으로 들어가야 하는 시스템이 있으니 표지판을 잘 확인해야 한다.

 

 

방콕에서 파타야

 

 

방콕에서 맞는 주말아침, 주말시장으로 인기 있는 짜뚜짝 시장을 갈까? 아니면 엄청 차가 막힌다는 주중을 피해 바로 파타야로 갈까? 나의 선택은 파타야!! 20년 전 가봤던 파타야는 어디로 갔을까? 충동적으로 선택한 파타야를 가기 위해 동부터미널(에까마이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 정도 달려 파타야의 북부터미널에 도착. 그랩을 타고 발리하이 선착장으로 간 후 코란섬 따웬비치행 페리를 탔다. 조용한 비치보다 여름의 강렬한 태양과 바글거리는 인파 그 자체가 뭔가 더 파타야다웠다. 운 좋게도 작고 귀여운 바다 물고기도 볼 수 있었고, 바다 수영을 즐기기에 너무 좋은 해변. 다시 방콕을 방문한다면 파타야에서 무조건 1박을 하기로.

 

 

 

파타야에서 코란섬

 

 

 

방콕에서 사원 하나쯤은 봐야겠다는 생각에 수많은 사원들 중에서 왓아룬을 선택했다. 입장료는 100밧. 지하철역 사판탁신역에서 페리로 갈아탄다. 16밧을 내고 표를 산 다음 오렌지 깃발이 붙어있는 낡은 페리에 탑승하면 아이콘 시암을 지나 10분 정도 후에 도착한다. 너튜브에서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장면을 너무 많이 봐서 패스하고 싶었는데, 강건너에서  본 야경보다 가까이서 본 왓아룬의 모습에 홀딱 빠져버렸다. 우리네 경복궁에서 곱디고운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것처럼 타이 전통옷으로 갈아입고 포즈를 취하는 모델들이 어찌나 많던지... 왓아룬이야말로 꼭 들러서 볼 만한 곳이 아닐까?


방콕에서의 마지막날은 밤비행기로 예약을 해서 거의 하루 종일 시간이 있었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관광지가 아닌 미술관처럼 조용하고 에어컨 빵빵한 곳이 있었다. 다름 아닌 방콕 예술문화센터!! 입장료도 무료!! 각층마다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신선한 감동과 새로운 경험을 기대해도 좋다. 배낭은 5층 락커룸에 10밧을 넣고 맡긴 후 기획전시물을 감상하면 된다. 3층을 통해서 맞은편에 있는 MBK센터로 갈 수 있고, 간단하지만 깔끔한 면요리를 파는 식당도 있다. 4층에서 향기 좋은 커피 향에 이끌려 따라가면 스타벅스보다 맛있는 카페라테를 맛볼 수 있는 작고 귀여운 카페를 만날 수도 있다. 


내 취향에 딱 맞는 MBK센터에서 쇼핑한다면 지갑이 마구 열릴지도 모르겠다. 옷이나 모자에 자기만의 이니셜이나 디자인을 선택해서 자수를 놓아주는 가게, 맞춤 양복을 즉석으로 주문할 수 있는 가게, 귀여운 코끼리 바지에서 짝퉁 티셔츠까지 없는 게 없는 쇼핑몰. 솔직히 아이콘시암보다 더 재미있었다.


방콕에서 출발하는 티웨이항공은 돈무앙 공항에서 출발한다. 밤 비행기(22 : 45)를 타기 전 샤워도 하고 싶고, 잠깐 누워서 쉬고 싶어 돈무앙 공항 국내선에 있는 슬립 박스를 이용했다. 2인 기준 3시간에 1,100밧(보증금 300밧)을 지불했다. 처음 사용할 때 500밧, 이후에는 이용하는 시간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라 시간당 300밧으로 계산했다. 샤워할 때 필요한 샴푸, 비누, 타월 등은 전부 구비되어 있고, 정갈한 더블베드 침대가 놓여 있다. 도착할 즈음 한국의 온도가 10도 안팎이라 긴 옷과 재킷으로 갈아입고 귀국 준비하기 좋았다. (에어컨이 너무 빵빵해서 시원하다 못해 추울 정도였다.) 


볼 곳 많고, 먹을 거 많은 방콕에서의 4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방콕의 중심인 아속역 근처(더 코치 호텔)에서 숙박해서 이동하기 좋았지만, 지하철이 잘 되어있으니 조금 더 좋은 호텔을 찾는다면 굳이 중심이 아니어도 될 것 같다. 다음에 다시 방콕을 온다면 아리역이나 실롬역 근처에서 호텔을 찾겠다. 


방콕의 수완나품 공항에서 파타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하니 다음엔 파타야로 바로 달려가서 실컷 물놀이를 즐기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싶다. 방콕 여행이 자유여행으로는 처음이라 어설픈 여행이 되었지만, 나름 노하우가 생겨 다음 여행을 준비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한국에 도착하니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는 완연한 가을이 되어 있다.